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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8-17 11:29
어느 심사위원들의 작태
 글쓴이 : 정복규
조회 : 7,732  

제목: 칼럼 2006.6.20.화


어느 심사위원들의 작태


2006년 전북 민속예술경연대회가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 끝났다. 지난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각종 작태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진행측과 심사위원들, 그네들만의 허울 좋은 잔치“로 막을 내렸다.


첫째 가장 심각한 일은 마지막 참가팀인 <고창 오거리 당산제> 공연 때 터졌다. 공연 시작 10분도 안 돼 심사위원들은 전북예총회장과 함께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공연 소요시간은 30분이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일찌감치 썰물 빠지듯 자리를 떴다. 관객들은 “고창 당산제팀은 찬조 출연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이 팀이 최우수상으로 발표되자 어안이 벙벙해졌다.


관객들은 <짜고 친 고스톱>이라며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보냈다. 다른 팀들도 모두 들러리였다며 분노했다.


심사위원들은 공연을 잠깐만 보아도 점수를 매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극히 짧은 시간에 심사를 했던 팀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면 행동거지에 신중했어야 했다.


둘째 심사위원 가운데 유모 심사위원은 시간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공연은 1시20분부터다. 오후 첫 번째 출연팀은 준비를 마치고 출발선상에서 약 40분 동안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시작시간이 지났는데도 유 심사위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냥 시작만을 기다리던 70여 명의 참가팀원들은 불안했다. 결국 유 심사위원을 빼고 대회는 시작됐다. 유 심사위원이 출석한 시간은 1시25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미안한 기색조차 없었다.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을 뿐이다.


시간개념 없는 사람을 심사위원에 위촉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런 사람은 앞으로 심사위원 자리에서 영원히 제외시켜야 한다.


참가팀들은 결전을 앞둔 직전시간에 가장 긴장하는 법이다. 이들에게 시작시간을 넘기는 일은 고통스러울 뿐이다.


셋째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는 동안 너무 많은 외부손님들이 심사위원들에게 인사를 온다는 점이다. 이날 박모 심사위원은 자기에게 인사를 하러 온 어떤 사람을 옆에 앉은 이모 심사위원에게 소개까지 했다. 도대체 이들은 심사를 하러 온 것인지 아니면 외부 인사로부터 문안인사를 받으러 온 것인지 헷갈렸다.


차분하고 정확한 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심사위원들과 외부 인사는 차단을 시켜야 한다. <특정팀에게 점수를 잘 주라>는 로비의혹도 살 수 있다. 그런데도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외부 인사를 맞아들였다.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일에 대해 전혀 감각이 없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의 자질이 형편없다”는 지적은 당연하다.


대회 책임자인 전북예총회장도 비난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전북예총회장은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심사위원석 주변에 머물면서 끊임없이 심사위원들과 교감을 가졌다. 이런 모습에 대해 관객들은 “회장의 처신이 너무 경솔하다”고 말했다.


넷째 심사기준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일반부의 공연 시간은 30분이다. 시간을 넘기면 아무리 잘해도 수상작으로 뽑힐 수 없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1시간 가량을 공연한 팀에게 우수상을 주었다. 이에 대해 다른 참가팀들은 <심사기준과 점수를 공개하라>며 분개하고 있다. 원칙을 벗어났다면 이번 대회를 원천적으로 <무효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것이다.


다섯 번째 공연순서도 문제다. 공연순서는 제비뽑기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공연순서는 대회 진행측에서 멋대로 했다.


여섯 번째 전북은 겨우 2년 만에 또다시 <당산제>를 가지고 오는 9월 전국대회에 나간다는 점이다. 지난 2004년 전북의 고창 <송산마을 당산제>가 대표팀으로 전국대회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고창 지역의 <당산제>가 연거푸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고창지역의 <당산제>를 너무 재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비난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도민들은 “지속적으로 민속예술 발굴에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한 전북예총회장과는 거리가 멀 뿐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특히 “이번 <고창 오거리 당산제>에 참여한 팀원들이 2년 전 <고창 송산마을 당산제> 때의 팀원과 겹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해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