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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나무오케스트라의 전라예술제 개막 공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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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을 위한 축제인가, 예술인들의 축제인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막을 내린 제52회 전라예술제가 다시 던지는 화두다. 전북 예술인들의 축제이면서 동시에 그 예술적 과실을 지역민들과 나누는 자리가 전라예술제가 지향하는 방향이지만, 매번 양쪽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나오는 의문이다. 이번 전라예술제 역시 이런 의문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근래 몇 년간 지역 순회 개최에 따라 개최지 이외 지역의 시·군 예총과 회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지면서 전라예술제의 전반적 위상을 높이 세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 부안에서 진행된 제52회 전라예술제는 전체적인 프로그램과 지역민의 참여도 면에서 박수를 받았다. 일단 공연 무대에서 예년보다 짜임새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무용협회에서 진행한 무용의 경우 지역 예총 주도로 익산 진도북춤, 정읍 현대발레, 남원 부채춤 등 특색 있는 작품 구성으로 무대를 빛냈다. 부안 지역 무용 꿈나무들을 무대에 세워 지역 순회 예술제의 의미를 살린 것도 돋보였다. 부안예총은 이번 예술제를 계기로 지역 무용협회 결성과 무용인 육성에 자신감을 얻었다.
개막 공연에 나선 클나무오케스트라 역시 지역민들에게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보여주며 기초 음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는 평가다.
연극협회 공연의 경우 공연 무대 중 상대적으로 관객 수가 적었지만, 정읍예총 회장(김희선)의 카메오 출연 등을 통해 예술인들간 교류의 장을 트는 시도가 신선했다.
건축협회에서 준비한 전북의 대표적 건물들의 설계도와'누드 한옥'을 통한 한옥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회, 영화인협회의 5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영화포스터전도 협회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한 전시회로 지역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미술협회 전시회 역시 청년·중장년까지 300여점의 작품들을 출품해 예년보다 참여도를 높였다.
그러나 전시공간 부족으로 몽골텐트식 작품 진열에 따라 작품의 진수를 마음껏 감상하기 어려운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또 부안예총 주관으로 진행된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들이 낮 시간대에 이루어지면서 관객 참여를 이끌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올 예술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지역예술인들의 역량과 열정을 예술제에 어떻게 담아낼지는 주최측인 전북예총이 고민해야 할 과제다. 1만명 회원을 자랑하지만, 실제 예술제 무대에 서는 회원은 한정돼 있으며, 예술제를 찾지 않는 회원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회원들을 예술제 안으로 끌어들여 명실공히 전북예술인들의 대동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전북예총의 리더십 발휘가 필요할 것 같다.
부안군 관계자는 "시군 순회 개최인 만큼 품앗이 차원에서라도 관심을 가질 법 한데,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지역 예술인들의 참여가 많지 않아 예술제 순회 개최의 취지가 퇴색한 느낌이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지역예총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전체 회원들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막식 리셉션을 제외하고 문화예술인들 전체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지역 예총간 연합 공연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